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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나 번(수호천사)

수호천사 – 3

by 제이미잼잼 2023.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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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 류시화

어느 날, 나는 앤과 함께 사무실 책상에 앉아 장부에 적힌 숫자들을 다시 한 번 검토하고 있었다. 앤은 훌륭한 경리였으며,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 특별한 날, 우리는 함께 많은 일을 했다. 그때 가게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걸어 들어왔다. 나는 책상에서 일어나 그를 맞았다. 그를 상대하고 있는데 그에게서 어떤 정적이 느껴지면서 대기 중에 고요가 감돌았다. 나는 또한 그가 말수가별로 없다는 것도 눈치챘다. 나는 그가 찾고 있는 물건을 주었고, 그는값을 치르고 가게를 나갔다.

사무실로 돌아와서 책상으로 돌아가는 사이 갑자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앤은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앤의 뒤 왼쪽에서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한 천사가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앞마당은텅 비어 있었다. 차 한 대만이 주유기 옆에 정차해 있었다. 나는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모퉁이 너머는 볼 수 없었지만, 그때 갑자기 그곳이 보였다. 자전거를 탄 어린 남자아이들이 주유소쪽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아이들은 행복하게 웃고 떠들며 손을 뻗어 서로를 밀치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그들이 말하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지만 무슨 말을 나누는지는 분명하지않았다. 나는 그들에게 계속해서 주의를 집중했다. 자동차한 대가 그들을 추월했다. 마치 느린 동작처럼 다른 모든 것은 완벽하게 고요했다. 마치 나 자신이 그 소년들과 함께 바로 옆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것 같았다.그때 두 차체가 연결된 트럭 한 대가 소년들 뒤쪽에서 도로를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나는 숨이 멎었다. 그 순간, 다음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았다. 자동차는 이제 가버렸고 오직 트럭과 소년들만이 움직이고 있었다.

 

소년들은 서로에게 손을 뻗으며 여전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즐겁게 자전거를 달리고 있었다. 모든 것이 또다시 느린 동작이 되었다.그 연결식 트럭이 추월을 했고, 그와 동시에 소년들과 트럭이 발광체가 되었다. 그들은 마치 유령들처럼 서로를 관통했다. 트럭은 모퉁이를 돌아 도로위쪽으로 갔으며, 운전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연속적인 흐름이 끊어지지도 않았고, 모든 일들이 계속 이어졌다. 소년들은 방금 일어난 일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치 그들은 전혀 쓰러진 것 같지 않았다. 단지 트럭을 따라 즐겁게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그때 트럭이 달려가고 있는데 거대한 빛의 원이 나타났다. 그것은 마치 트럭 뒤에서 나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갑자기 도로가 천사들로 가득 찼다. 소년들과 자전거들이 빛을 발하면서 그 둥근 빛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내가보고 있는 사이에 자전거들이 천천히 땅에서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고, 도로는 천사들로 가득한 빛의 기둥이 되었다. 그것은 한 삶에서 또 다른 삶 속으로 태어나는, 하늘 나라로 곧바로 가는 부드러운 교차였다. 그러더니 소년들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갑자기 차 한 대가 주유소로 달려오더니 한 남자가 내리며 소리쳐물었다.

그 트럭이 어느쪽으로 갔는지 봤나요?”

매점에 있던 스티븐이 소리쳤다.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남자는 자신이 사고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누군가 그에게 트럭이 오른쪽 길로 갔다고 말해 주자 남자는 다시 차를 타고 떠났다. 그때 또 다른 차 한 대가 주유소 앞을 지나 빠른 속력으로 길 위쪽으로 달려갔다. 나는 멍하니 그곳에 서 있었다.

가게 문이 열려서 나는 몸을 돌렸다.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끔찍한 사고가 있었다고 말하면서 나한테 차한잔을 타다 달라고 말했다. 답답한 사무실에서 나와 조금이라도 넓은 공간에 있을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었다.

차를 끓이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돌아가면서 나는 천사들에게 따져물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나야만하지?”

내가 들은 대답은 이것이었다.

로나, 세상사는 원래 그런 거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죽음은 완벽한 조화 속에 하나의 삶에서 또 다른 삶으로 이어지는 끊임없는 흐름이다. 이것을 잊지 마. 그 죽음의 순간에 그 소년들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어. 누군가 병이 들어 고통을 받는 것도 마찬가지야. 죽음의 순간의 그들은 어떤 고통도 느끼지 않아.”

 

내가 차를 끓이고 일을 계속 하는 동안 천사들이 나를 위로했지만, 그날이 끝나고 마침내 집에 가서 어머니가 만들어준 저녁을 먹을 수 있어서 나는 기뻤다. 집에 도착했을 때 나는 어머니를 꼭 껴안았다. 그날부터 나는 날마다 어머니를 껴안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내가 사고가 일어난 그 장소에 다시 가야만 한다는 것을알았다. 그래서 일주일 정도 지난 어느 날 아침, 용기를내어 상점들 쪽으로 걸어 내려갔다. 혼자서 간 것은 아니었다. 미카엘천사가 내 손을 잡고 갔다. 주유소 앞마당을 가로질러 걸어갈 때 그가 내 귀에 속삭였다.

철물점을 향해서 걷도록 해. 그러면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거야. 목표 지점을정해 놓고 가는 것이 될 테니까.”

 

사고가 일어난 지점에 이르렀을 때 도로에 얼룩진 핏자국들을 볼수 있었다. 놀랍고 충격적이었다. 사고가 일어난 것은 일주일도 더 전이었기 때문에 도로에서 핏자국을 보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마치 번개가 나를 내리치는 것같았다. 그 핏자국은 어쩌면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나에게만 보이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정확히 사고가 일어난 지점을 지나갈 때 소년들의 어머니와 아버지들, 그리고 가족들의 슬픈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감정이 내 몸을 가득채웠다.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흘렀다. 나는 신에게 애원했다.

제발 저 가족들을도와주세요. 내가 그들을 고통과 슬픔을 가능한 많이 가져갈 수 있게 해주세요. 어떻게든 아이들의 부모들이 아이들이 천국에 있다는 것을 알도록 해주세요. 부디 나의 기도를 들어주세요.”

나는 무의식 상태가 되었다. 내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전혀 자각하지 못했다.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천사들이 나를 시간과 공간을 통과해 다른 곳으로 데려갔다. 때로 내가 어떻게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갔는지 의문이 든다. 그것은 미스터리이다. 그러고 나서 갑자기 나는 철물점 문 앞에 서있었다. 천사들이 나를 영적인 공간에서 안아다가 내 두 다리를 단단한 땅 위에 내려 놓은 것 같았다.

미카엘 천사가 말했다.

이제 됐어, 로나. 신께서 너의 기도를 들으셨어.”

 나는 철물점 문을 열고 들어가서 가게 안을 돌아다녔다. 나 자신이 지상에 발을 딛고 정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그런 다음 다시 그 사고 지점을 지나 주유소를 향해 걸었다. 나는 내가 그 가족들의 고통과 슬픔을 어느 정도 가져왔음을알았다. 육체의 고통과 감정적인 고통 중에서 어느 것이 더 견디기 힘든지는 말할 수 없다. 다만 나는 언제나 신과 천사들이 나에게 하라는 대로 할 것이다. 만약내가 다른 인간 존재의 고통을 가져올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그것이 나의 삶이다. 그것이 신이 나에게 준 치유 능력의 일부이다. 다른 사람의 고통과아픔을 대신 가져오는 것. 어떤사람들은 고통을 가져옴으로써 다른 사람의 아픔을 덜어주는 것을 능력이 아니라 저주라고 부를지도 모른다. 나는 그 고통을 가져와 신에게 전달하는 중개자와 같다. 때로는 그 고통이 압도적이어서 내가 죽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나를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신이 나로부터 그 고통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신이 그 고통을 어떻게 하는지는 나는알지 못한다. 그것은 하나의 신비이지만, 나는 몇 번이나그것을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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