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 류시화
기도는 매우 강력한 힘이 있다. 우리가 기도할 때 우리는 혼자 기도하는 게 아니다. 우리의 수호천사들이 언제나 우리와 함께 기도하고, 그 시간에 우리와 함께 있는 다른 천사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심지어 이미 천국에 간 사랑하는 이들도 우리가 기도할 때 함께 기도한다.
기도를 하는 데는 어떤 것도 작거나 하찮지 않으며, 어떤 기도도 짧지 않다. 단지 한 단어로 된 기도이든, 많은 단어들로 된 것이든. 우리는 어느 장소에서도 기도할 수 있다. 운전하면서도, 밖에서 길을 걸을 때도, 누군가를 만나는 동안에도, 군중 속에 있든 홀로 있든. 때로 우리는 우리가 기도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가운데서도 기도를 한다. 특히 병들어 누워 있는 사랑하는 이 혹은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생각할 때면 그렇다. 기도가 우리 존재 깊은 곳으로부터 나올 때 그것은 믿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하며, 그 사람의 종교나 신앙은 중요하지 않다. 신은 자신의 모든 자녀들의 기도를 똑같이 들으신다.
기도는 우리가 기도 모임에서 한 것처럼 여러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여 함께 기도할 때, 특히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어떤 특정한 것에 대해 동시에 기도할 때, 특히 힘이 있다. 그러한 기도는 영적인 힘을 엄청나게 강화시켜 준다.
우리는 기도 모임이 열리는 곳까지 걸어가는 것을 언제나 즐겼다. 조(남편)는 주 의회에서 일하면서 겪은 여러 일들을 들려주곤 했으며, 우리는 기도 모임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었다. 어느 수요일, 기도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을 때였다. 나는 조에게 그날 저녁의 모임에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대개는 인원이 열 명 남짓이거나 여름철이면 특히 숫자가 더 적었다. 휴가철이 끝날 때쯤 참석자들이 다시 늘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때로는 캠퍼스 이쪽에서 저쪽으로 장소를 이동하곤했다.
아버지는 여러 기도 모임에 다녔는데 메이누스에는 단지 몇 번만참석했다. 우리를 그 기도 모임에 처음 이끈 뒤로는 자주 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날 저녁 아버지를 보게 되어 기뻤고 나는 서둘러 달려가 인사를 했다. 우리는 함께 계단을 올라 문을 통과해서는 왼쪽 방들 중 하나로 들어갔다. 방에는 몇 사람이 앉아 있고 스무 개 남짓한 의자들이 둥글게 놓여 있었다. 우리는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거의 모든 의자가 찼다. 나는 조에게 말했다.
“굉장한데.”
그러고는 사람들이 좀 더 들어오고, 뒤따라 자신을 다윗 신부라고 소개한 성직자가 들어왔다. 다윗 신부는 모인 사람들에게 그날 저녁 기도 모임에 몇몇 신학생과 수녀들이 자리를 함께 해도 괜찮은지를 물었다. 우리 모두 한 목소리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방 안의 스무 개 남짓한 의자가 다 찬 것을 확인한 신부는 우리에게 더 넓은 방을 찾아보고자 제안했다. 몇 분 지나서 다시 돌아온 그는 대학 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건물에 더 큰 방이 있으니 벽 쪽에 쌓여 있는 의자들까지 그곳으로 옮겨 보자고 했다. 모두들 일어나 도왔다.
옮겨 간 방은 휠씬 넓었다. 곧이어 젊은 신학생들이 여러 명 들어오기 시작했고, 일곱 명 정도의 신부들도 함께 들어왔다. 몇 명의 수녀들도 참석했는데, 캠퍼스 내 수녀의 집에서 생활하는 한 젊은 처녀도 따라 들어왔다. 일반인들도 더 많이 도착했다.
실내는 매우 활기 넘치고 빛으로 가득 차 보였다. 나는 아주 선명하지는 않지만 많은 천사들을 볼 수 있었고, 내 안에서 흥분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내 영혼이 기쁨으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나의천사들은 내 귀에 대해 매우 특별한 누군가가 올 것이라고 속삭였다.
나는 말했다.
“나도 알아. 누가 오고 있는지 난 알아.”
나는 띌 듯이 기뻐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었지만 천사들이 내발을 땅에 붙들어 매 나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천사들은 말했다.
“안 돼. 사람들은 네 말을 믿지 않을 거야.”
나는 두 발이 바닥에 고정된 채로 문 안쪽 오른 편에서 서서 의자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의자들은 동심원으로 정렬되어 있었고, 참석자들이 계속해서 많아지면서 다시 의자들을 여기저기로 옮겨야 했다. 의자를 원형으로 놓으려던 애초의 생각이 불가능한일이었다. 대신 이제 타원 형태가 만들어졌다. 중앙에서 시작한 대여섯 개의 타원 모양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져 갔다. 사람들은 아직도 의자를 들고 들어오고 있었다.
조는 나를 불러 자기 옆에 와서 앉으라고 했다. 이제는 이 넓은 방 안에 완벽한 타원 형태의 의자 줄이 여섯 개나 생겨났다. 천사들이 내 발을 풀어주어 나는 움직일 수 있었다. 나는 조의 옆자리에 빈 의자를 보았지만 그쪽으로 가는 길이 문제였다. 내가 지나갈 수 있도록 몇몇 사람들은 의자에서 일어나 뒤로 의자를 빼주었고, 마침내 나는 내 자리에 도착해 조 옆에 앉았다.
일반인 중 한 사람인 존이 자리에서 일어나 기도 모임에 온 모든 사람들을 환영하는 인사말을 했다. 그런 다음 모두를 각자 자신의 말로 큰소리로 신에게 기도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다고 느끼는 형식에 따라, 자신에게 의미 있다고 여겨지는 방식으로 기도했다. 매우 활기 넘치는 분위기였고 강한 진동이 느껴졌으며 천사들의 날갯짓과 함께 빛 또한 눈부셨다. 나는 온 마음과 영혼으로 즐겁게 신을 찬양했다. 나는 눈을 감고 싶었지만 천사들은 안 된다고 말했다. 천사들이 내 눈을 가릴 때 나는 내 고개가 똑바로 앞을 향하도록 그들이 손으로 내 턱 아래를 받치고 있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무아지경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머리를 숙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들 모두 기도와 찬양을 올리고 있었다. 각 사람들의 앞과 뒤, 그리고 양쪽에서 천사들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실내는 바닥에서 천장까지 천사들로 가득했다. 천사들로 채워지지 않은 공간이란 단 한곳도 없었다.
그때 한 천사가 내 귀에 속삭였다.
“모든 사람들의 기도에 귀를 기울여 봐, 로나.”
나는 귀를 기울였고, 그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사람들 각자의 기도를 들을 수 있었다.어떤 사람들은 방언으로 기도하고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똑같은 기도문을 계속해서 반복하고있었으며, 또 어떤 이들은 찬송가를 부르며 그들 존재의 깊은 곳으로부터, 그들의 영혼으로부터 신을 찬양하고 있었다.
서서히 천사들은 내 머리를 조금 숙이도록 허락했고, 나는 더 이상 내 아래의 의자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천사들에게 부탁했다. 내가 신을 찬양하고 감사의 기도를 드릴 때 내 눈이 감기질 않게 해달라고. 천사들은 내 귀에 대고 내 눈을 조금만 감겨 주겠다고 속삭였다. 그런 다음 방이 고요해져 갔다. 천사들도 침묵했다.
생명력으로 살아 있는, 눈부신 흰 빛의 구름이 서서히 실내를 뒤덮고 있었다. 모든 것과 모든 사람을 에워싸면서, 서서히 우리 중앙의 그 빛의 구름으로부터 한 젊은 남자의 모습으로 형상화된 신이 나타났다. 나는 그 강력한 현존을 알아보았다. 어렸을 때 할머니 댁까지 걸어가면서 마운트 새넌에서 만났던 바로 그 현존이었다.
그 젊은 남자, 즉 신은 그곳에 흰 옷을 입고 서 있었다. 나는 그의 발가락 끝을 볼 수 있었다. 그 발가락은 금색 모양을 하고 있었다. 팔은 옆으로 내려져 있고, 양손은 펴서 아래를 향하고 있었으며, 거기서 빛의 광선이 뿜어져나왔다. 그의 손가락으로부터는 황금색 빛이 흘러나왔다. 얼굴은 광채로 빛났고, 밝은 색 두 눈은 영원한 생명을 발하고 있었다. 구불거리는머리카락은 어깨까지 내려와 있었고 색깔은 청동색이었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사랑과 자비와 희망으로 가득한, 모든 생명 그 자체인 그 눈부신 빛을 묘사하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신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모든 사람을 마주 보았고, 우리가 아는 움직임의 관점에서 보면 전혀 움직임 없이 안쪽 타원에 앉아있는 사람들 사이를 이동했다. 사람들은 그의 존재를 감지하지 못한 채 침묵과 명상과 기도 속에 신에게 찬양과 감사를 올리고 있었다.
신이 내 뒤에 앉아 있는 사람들 사이를 이동할 때 나는 그를 느낄 수 있었다. 그의 현존은 매우 강력했다. 나는 신 안에 거하는 평화로 충만해졌다. 나의 기도는 이것이었다. 이처럼 신이 늘 우리들 사이에 머물고 우리들 속을 걸어 다닐 수 있기를!
내가 기도를 끝마쳤을 때 내 어깨에 그의 손이 닿는 것을 느꼈다. 신은 이 눈부신 빛 안에서 내 영혼을 실제로 만져 주었다. 내 영혼이 본 것을 내가 어떻게 묘사할 수 있을까? 그 순수함, 영원함, 충만한 맑음을.
그런 다음 단 한 번의 반짝임으로 신은 사라졌고 실내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내 눈은 완전히 떠졌고 나는 그 아름답게 빛나는 생명의 구름이, 우리들 사이를 걸었던 신의 현존의 광채가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나는 눈물을 흘리며 미소를 지었다.
일 이 분쯤 후 모두가 기도를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누군가 이야기를 시작했고, 함께 모여 기도하고 명상하는 것은 우리를 믿을 수 없는 환희와 평화로 채워 주었다고 말했다. 그 다음에는 한 젊은 신부 – 그가 신부였는지 모르지만 신학생이었을수도 있다 – 가 입을 열었다. 그는 밝은 갈색 머리에 그다지 크지 않은 키였으며, 턱수염을 조금길렀거나 아니면 면도를 하지 않은 상태였을 수도 있다. 그것에 대해선 확실하지 않다. 그는 원 중앙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가 물었다.
“누구 느낀 사람없습니까?"
나는 그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정확히 알고 천사들에게 물었다.
“나 역시 말해도될까? 나 또한 그것을 느꼈다고? 그럼 그것이 그에게 도움이될까?”
하지만 천사들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말했다.
“나는 신께서 우리들 사이를 거니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나를 만져주신 것을 느꼈습니다. 다른 분도 그분의손길을 느꼈습니까?”
나는 너무나도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네, 맞아요. 그분께서 나도 만져 주셨어요.”
하지만 나는 천사들로부터 안 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입을다물었다. 그리고 슬픈 것은 다른 어느 누구도 “네, 그분이 나를 만져주셨어요.”라고 말할 용기, 신을 인정할 용기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신은 실제로 그들을 만져주었다! 우리는 신이 우리의 삶 속에 존재한다고 말하기를 두려워한다. 우리는 신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나는 신이 만져 준 다른 사람들이 누구였는지는 모르지만 그 젊은 남자를 기억하며, 심지어 오늘날도 그가 무엇을 하고 있든지 간에 그 아름다운 경험을 계속해서 인정하기를 희망한다.
기도 모임이 끝났을 때 우리는 평소처럼 차와 비스킷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다. 모두가 차를 마시고 있는 동안 나는 손에 마실 것을 들고 주차장 밖으로 살며시 빠져나왔다. 그리고 주차장을 가로질러 가서 몇몇 작은 나무들 사이를 거닐었다. 나는 아직도 흥분으로 몸을 떨고 있었고, 천사들은 나와 함께 나무들 주위를 거닐었다.
나는 특별히 한 천사에게만이 아니라 내 주위의 많은 천사들에게 말했다.
“나는 그 젊은 남자가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는 걸 알아.”
나는 천사들과 그 젊은 남자의 수호천사에게 그가 성직자가 되는 아니든 간에 상관없이 신에 대한 그의 믿음과 신앙을 지켜 나가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천사들에게 물었다.
“만약 내가 신이우리 사이를 거닐고 우리 몇 사람을 만진 것에 대해 조에게 말하면 어떨까?”
“안 돼, 로나. 그것은 조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벅차. 네가 조와 더 많은 것을 공유할 때가 오겠지만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해. 이것은 네가 그와 결코 나눌 수 없는 것들 중 하나야.”
나는 조금 슬펐다. 입구쪽으로 걸어서 돌아오는 길에 엘리샤 천사가 나타나 미소를 지으며 나를 위해 문을 열어 잡아 주었다.
“슬퍼하지 마.”
엘리샤 천사의 말에 슬픔이 내게서 떠나갔다.
나는 복도에서 아버지와 마주쳤고 아버지는 갈 준비가 되었다. 나는 조를 찾아 차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몇 분 후에 우리는집에 도착했다. 아버지도 조도 그날의 기도 모임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야기가 없었다. 그들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던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