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아기
어느 날, 메이뉴스에서 시장을 보기 위해 큰 도로를 건널 때였다.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천천히 걸어, 로나.”
순간 내 옆으로 하나의 빛 외에는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미카엘의 목소리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우리 저쪽 좁은 길로 올라가자. 평화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그래서 나는 오른쪽 모퉁이를 돌아 큰 도로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안심이 들 때까지 좁은 길을 걸어 올라갔다. 예상했던 대로 미카엘이 인간의 형상으로 나타났다. 너무 새롭고 너무 완벽해 보인다는 것 말고는 인간과 똑 같은 모습이었다. 그의 눈을 들여다보자 그 안에서 그 천사를 볼 수 있었다.
그가 말했다.
“메이누스로 가는 길에 운하 다리를 건너 천천히 걷도록 해. 그런 다음 보이는 곳까지 멀리 운하를 내려다보도록 해.”
나는 물었다.
“무슨 일이 있어? 다리를 건너기 전에 나한테 말해 줘.”
미카엘이 대답했다.
“로나, 이 순간 아직 한 아기의 영혼을 느끼지는 못할 거야. 임신이 되었지만 아직 태어나기 전인 한 아기의 영혼이 있어. 네가 다리를 건너는 순간 너의 아기, 두 영혼이 연결될 거야. 너는 또한 그 아기의 엄마도 자각하게 되겠지만 그녀는 너에게 유령처럼 느껴질 거야. 매우 희미하게.”
그는 마치 어린아이를 대하듯, 내가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나는 대답했다.
“미카엘, 나도 내 아이들을 키우는 성인 여성이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몰라도, 그 어린 영혼과 나 사이의 연결을 받아들일게. 당신도 나와 함께 다리 위를 걸을 거야?”
“아니, 로나. 너 혼자서 다리 위를 걸어야 해. 천천히 걸어. 네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또 다른 천사가 다리 위에 있을 거야.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자라는 이 아기의 영혼을 네가 알아볼 수 있도록 그 천사가 도와줄 거야. 천사가 요구하는 대로 해야 해. 네가 그 다리를 건널 때마다 매번 그 천사가 그곳에서 너를 만나 이 여행의 한 부분을 너와 동행할 거야. 이 아기의 영혼과 너와의 연결은 날이 가고 달이 갈수록 점점 더 강력해질 거야.”
우리는 방향을 돌려서 그 좁은 길을 다시 내려왔고 큰 도로에 이르자 미카엘은 사라졌다. 나는 운하 다리 쪽을 바라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곳에서 한 천사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키가 크고 날씬했으며 눈처럼 흰 빛으로 우아하게 빛났다. 미카엘이 말한 대로 나는 천천히 걸었다. 그리고 다리 위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나는 한 어린 영혼과 연결되는 것을 느꼈다.
천사는 다리 중앙에 서 있었다. 내가 다가가자 우리는 함께 마주보며 서게 되었다. 그는 사랑이 담긴 눈으로 다정하게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 이름은 아라비아 천사야.”
아라비아 천사가 내 손을 잡았고, 나는 고개를 돌려 운하 아래쪽 멀리까지 내려다보았다. 모든 것이 유리 같았다. 마치 하나의 그림처럼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아기의 엄마를 느꼈다. 그리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에 대한 그녀의 사랑까지도. 나는 그녀의 눈물을, 많은 눈물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렇게 그곳 다리 위에 서 있는데 누군가 지나가면서 나에게 인사를 했다. 나는 의례적인 인사로 응대했다.
나는 다리를 마저 건넌 뒤 언덕을 내려와 시내로 향했다. 아라비아 천사가 줄곧 내 옆에서 걸었다. 사람들과 차들이 양 방향에서 지나갔다. 나는 속삭였다.
“조만간 또 만나, 아라비아 천사.”
그런 다음 나는 장을 보러 갔다. 엄마와 아내로서의 나의 일상은 계속되었다. 동시에 천사들과의 일도 계속 되었다.
시간이 흐르자 그 아기는 엄마의 자궁 속에서 자라났고, 나는 그 아기의 영혼에 대해, 그리고 아기가 엄마에게 보내는 사랑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를 향한 엄마의 깊은 사랑에 대해 더 많이 배웠다. 비록 그 엄마를 한 번도 분명하게 볼 수 없었지만 – 그녀는 늘 유령처럼 보였다 – 나는 그녀가 그곳에 있으며 무척 힘겹게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날마다 나는 적어도 한 번은 그 다리를 건넜고 때로는 여러 번 건너는 날도 있었다. 나는 내 옆에서 슬로 모션처럼 걷고 있는 아라비아 천사에게 종종 물었다.
“언덕을 걸어 내려갈 때는 왜 다리 위에 있을 때만큼 그 연결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아?”
아라비아 천사는 결코 대답해 주지 않았다. 어느 날 나는 그에게 말했다.
“이따금씩 그 엄마와 아이가 저 담 너머의 두 장소 안에 있는 것이 느껴져. 그럴 때면 담 위로 기어 올라가 그들을 찾고 싶지만 그들이 그곳에 없다는 것을 알아. 또 운하 옆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나에게 좀 더 말해 줄 수는 없어?”
그러나 아라비아 천사의 대답은 늘 똑같았다.
“필요한 때가 되면.”
수십 년 동안 천사들과 함께 지내면서 나는 아무리 여러 번 질문을 해도 그들은 처음의 질문에서 결코 벗어나는 법이 없으며 때로는 전혀 대답을 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 나는 아라비아 천사와 함께 수백 번도 넘게 다리 위를 거닐면서 조금 더 자세히 알려 달라고 부탁했지만, 이 말 외에는 어떤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만약 필요하게 되면, 또한 필요한 때가 되면.”
어느 날 아침,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난 뒤 나는 몇 가지 물건을 사고 약국에서 조의 처방전을 받아오기 위해 시내에 나가야 한다고, 되도록 빨리 돌아오겠다고 조에게 말했다. 오두막집을 걸어 나오는데 그날은 무언인가 달라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라비아 천사가 평소의 장소에서 기다리지 않고 다리에서 얼마간 떨어진, 우리 집에서 내려가는 길 끝의 큰 도로에 서 있었다. 다리 쪽을 바라보니 다리 위는 그렇지 않은데 유독 다리 오른쪽에만 옅은 안개가 덮여 있었다.
나는 아라비아 천사에게 다가갔고 우리는 함께 걸었다. 나는 무언의 언어인 침묵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리에 이르자 운하의 물과 운하 둑을 덮고 있는 것이 단순한 안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천사들이었다! 은하의 둑을 따라 다리를 이어지는 지역이 온통 천사들로, 빛처럼 밝고 눈처럼 희고 아름다운 천사들로 가득한 우윳빛 안개로 뒤덮여 있었다.
나는 눈앞의 아름다움과 기이함에 압도되어 그곳에 서 있었다. 아라비아 천사의 손이 내 손을 잡았다. 천사들이 마치 한 목소리인 것처럼 찬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느린 동작으로 줄곧 이 안개 속에서 운하의 둑을 따라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었다. 몇 명은 내 쪽을 바라보고 나의 존재를 알아차리는 것 같았다. 아라비아 천사는 나에게 그들이 준비가 되었다고 말했다. 내 눈에서 눈물이 흘렀으며, 동시에 아라비아 천사는 자신의 손을 거두었다.
우리는 다리에서 벗어나 언덕 아래로 걸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 발이 땅에 닿는 것을 거의 느낄 수가 없었다. 아래를 내려다보았더니 내 발목 주위에 천사들로 가득한 안개가 있는 것이 보였다. 언덕 끄트머리에 이르러 나는 내 옆에 있는 아라비아 천사를 바라보았다.
그가 말했다.
“이제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나는 계속해서 시내로 들어가 가능한 한 빨리 장을 보았다. 잠시 천사들이 보이지 않았지만 그들이 그곳에 있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나는 그들에게 말했다.
“물어볼 게 있어.”
그러나 나는 아무 대답도 듣지 못했다. 운하 옆길이 아니라 다른 길로 걸어서 집에 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내 중심가에 이르러 나는 왼쪽으로 돌았고, 결국 내가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고 있음을 알았다.
아라비아 천사는 운하 다리로 이어지는 언덕 아래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리는 전보다 더 빛나 보였다. 우리는 다시 함께 언덕을 걸어 올라가 다리로 향했다. 나는 운하를 따라 아래쪽을 내려다보았다. 만약 내가 이 안개 속으로 떨어진다면 땅바닥에 부딪치는 충격 없이 보호받을 것이란 걸 나는 알았다.
어떤 면에서 이 충격 보호 기능은 아기의 도착을 위한 준비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그것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며칠 뒤 조는 내가 매우 조용해졌다고 말하면서 마치 내가 다른 곳에 잇는 것만 같다고 했다. 나는 조를 바라보며 말했다.
“무슨 일이 얼어나고 있는지 설령 내가 당신에게 말해준다 해도 당신은 이해하기 힘들 거야.”
조는 대답했다.
“어디 한번 말해 줘봐.”
그래서 나는 조에게 이야기했다. 다리 위의 천사에 대해, 그리고 아기와 아기 엄마의 영혼에 대해 일부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그는 주의 깊게 듣고는 자기가 그 전부를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더 이상 묻지 않겠다고 했다. 내가 고맙다고 말하자 그는 나를 꼭 안아주었다.
나는 그 아기가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아기 엄마가 혼자 있었는지 아니면 누군가와 함께 있었는지, 열 달을 채웠는지 아니면 예정일보다 빨리 태어났는지 모른다. 그러나 삼월 어느 날, 나는 그 아기가 태어났다는 것을 그냥 알게 되었다.
그날부터 나는 모든 시간 감각을 잃어버렸다.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계속해서 아라비아 천사의 손길이 느껴졌다. 그것은 너무 강렬해서 나는 내 쪽으로 걸어오는 사람들을 보지 못하고 충돌하기 일쑤였다. 아라비아 천사는 여전히 운하 다리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하나의 강력한 힘처럼 공중에 떠서, 이제는 내가 다리에 접근하면 그가 나를 만나러 걸어 내려오곤 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여전히 다리 위에 떠 있었다. 천사들에 의해 놓인 그 안개 자욱한 길은 어린 아기 영혼을 위한 길이었음을 나는 이제야 깨달았다. 아라비아는 그 아기 영혼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다리에 접근할 때마다 나는 그 안개를 볼 수 있었고, 어떤 면에서 비록 눈으로는 볼 수 없어도 이 아기의 영혼이 천사들에 의해 안내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할 수 있었다.
어느 날, 나는 학교 수업을 마친 루스를 데려오기 위해 집을 나섰다. 오두막에서 나와 좁은 길을 걸어 올라갈 때 아라비아 천사가 길 끝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나에게 길을 건너라고 가리켰다. 내가 본 것은 숨이 막힐 정도였다! 천사들이 만들어 놓은 부드럽고 매끄러운 길을 따라 아름다운 아기의 영혼이 기어가고 있었다. 아니, 마치 기어가는 것처럼 아기의 팔과 다리가 움직이고 있었지만 사실은 천사들이 그 아기를 옮기고 있었다. 모든 천사들이 아기 옆에서 길을 따라 기어가면서 아기가 움직이도록 돕고 아기와 놀아 주고 있었다. 나는 아기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나의 가슴은 기쁨으로 가득 차고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그때 갑자기 나는 깨달았다. 그 아기의 영혼이 우리 집으로 오고 있다는 것을!
그 작은 기적을 볼 수 있도록 신과 천사들이 나를 선택한 이유를 나는 오늘날까지도 알지 못한다. 어쨌든 그런 일이 일어났다. 아기는 계속해서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천사들이 아기의 영혼과 함께 그 거리를 여행하는 데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도 알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그들이 매우 가까이 있다고 들었다. 그날 밤 나는 잠이 들었다가 여느 때처럼 여섯 시에 잠이 깨었다. 주방으로 들어가니 창문을 통해 눈부신 빛 하나가 들어오고 있었다. 물 한잔을 들고 돌아서는데 아라비아 천사가 주방 문에 서 있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나는 깜짝 놀랐다. 천사들은 언제나 나를 숨이 멎을 정도로 놀라게 한다.
아라비아 천사가 말했다.
“침대로 돌아가, 로나. 그리고 조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서 눕도록 해. 한 사람 더 누울 공간이 생기도록.”
나는 시키는 대로 했다. 아기의 영혼이 집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침대에 누워 있으면서 나는 복도에서 움직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기도하고 또 기도하면서 아기의 영혼을 위해 모든 것이 잘 되기를 간청했다. 침실은 안개로 가득 찼으며 천사들이 방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그들이 도착한 것이다. 누워 있는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아기의 영혼이 천사들에게 둘러싸여 바닥에 놓여 있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나는 물었다.
“천사들아, 내가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도 될까?”
그러자 이런 답이 들려왔다.
“안 돼. 아직 봐서는 안 돼. 옆으로 누워서 조가 있는 쪽으로 좀더 가도록 해. 여유 공간이 더 생기도록.”
천사들이 지시를 따르던 중 잠든 조를 나도 모르게 건드리는 바람에. 조가 졸린 목소리로 나에게 추우냐고 물었다. 나는 괜찮다며 조를 안심시켰다. 이 중요한 순간에 조가 깰까 봐 나는 신경이 곤두섰다. 물론 나의 일부는 조가 완전히 잠에서 깨어나도록 천사들이 내버려 두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침대 시트가 천사들에 의해 옮겨지는 것이 느껴졌다. 침대 위에서 움직임이 느껴졌고, 그 다음 순간 침대 위 내 오른쪽에 아기의 영혼이 누워 있는 게 느껴졌다. 나는 조와 마주 보고 누워 있고 아기의 영혼은 내 뒤에 있었기 때문에 나는 아직 아기의 영혼을 전혀 볼 수가 없었다. 나는 어떤 식으로든, 혹여 아기를 다치게 하거나 깔고 누울까 봐 몸을 움직이기가 두려웠다. 그때 아기의 손이 내 등을 만지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물었다.
“이제 돌아누워도 될까?”
천사들이 대답했다.
“그렇게 해. 천천히 조심해서 돌아눕도록 해. 아기의 영혼이 지금 네 옆에 누워 있어.”
나는 아기를 짓누르게 될까 봐 몹시 조심하며 몸을 돌렸다.
“오, 하느님!”
나는 조가 옆에 있다는 것도 잊고 탄성을 질렀다. 나는 재빨리 손으로 입을 막았다. 조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내 옆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갓 태어난 아주 예쁜 여자아이가 누워 있었다. 손과 발을 꼼지락거리는 모습이 건강하고 튼튼해 보였다. 아름답고 완벽했으며 피와 살을 지닌, 외모에 있어서 완전한 인간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지금껏 내가 본 그 어떤 아기보다도 아름다웠다. 아기는 빛이 났다. 아기 안의 영혼이 지금 나에게 보이고 있는 그 인간 육체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두 명의 천사가 침대 옆에 서서 아기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각자의 몸 위로 완전히 기다랗게 드리워진 흰 옷을 입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천사들이었다. 도자기처럼 빼어난 얼굴에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태양처럼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들의 눈은 눈처럼 흰 빛으로 반짝였다. 나선형의 깃털로 된 날개를 달고 있었는데 날개 위로 빛이 만져질 듯했다.
내가 물었다.
“아기를 만져 봐도 될까?”
“아니, 아기를 만지는 건 안 돼. 하지만 아기 위쪽에 손을 올려 놓은 건 괜찮아.”
나는 손을 뻗어 아기의 몸에 닿지 않게 위쪽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아기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아기의 눈은 생명력으로 가득했고 하늘의 그 어떤 별보다 더 밝게 빛났다. 아기는 미소를 지었으며, 그 순간 아기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에게 말해 주세요. 내가 엄마를 사랑하고, 아빠도 사랑한다고.”
그때 두 천사가 아기 위로 몸을 굽혀 아기를 안아 올려서는 자신들의 날개로 감싸 안았다. 그들이 위로 올라가자 하늘이 부드럽게 열리고 그들은 한 순간의 반짝임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방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제 끝이 났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나는 신을 찬양하며 감사 드렸다.
그날 아침 늦게 나는 정육점 주인 짐에게 갔다. 모든 사람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나에게 소식을 들었느냐고 물었다. 갓난아기가 다리 근처의 운하 둑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아기의 엄마가 누군지 아무도 모르고 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도 모른다고 했다.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던 남자가 이른 아침에 발견했다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우리 집의 침실에서 천사들이 사라진 순간에 아기가 발견되었다는 것을. 나는 너무 행복했다. 내가 느낀 그 행복을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나는 아기의 영혼이 천국으로 갔으며 내 임무가 완수되었다는 것을 알고 큰 기쁨과 동시에 안도감을 느꼈다.
지역 사회는 혼란에 휩싸였다. 전대미문의 일이었다. 충격을 받은 사람들은 아마도 대학생이거나 임신을 비밀로 할 수밖에 없는 미성년자의 소행일 것이라고 수군거렸다.
경찰 역시 조사를 했지만 내가 아는 한 그들은 아기의 엄마를 끝내 찾아내지 못했다. 어쩌면 그녀가 언젠가 이 글을 읽을 수도 있을 것이고, 자신의 아기가 죽게 된 상황이 어떠하든 그녀의 아기가 그녀를 사랑했으며 결코 혼자 떠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천사들이 언제나 아기와 함께 했음을, 살아 있든 죽었든 그 어떤 상황에서도 모든 아기들은 천사들과 함께 있다.
아기의 죽음으로 충격과 슬픔에 빠져 있던 지역 사회는 모금을 통해 아기의 무덤을 마련하여 고이 묻어 주었다. 땅에 묻히기 전에 아기는 이름을 받았다. 브리짓은 지금 메이누스의 공동묘지에 묻혀 있다.
* 현재 류시화님의 수호천사(Angels in My Hair (2008) by Lorna Byrne)는 절판이라 중고로만 구입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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